Apr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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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시 본 영화. 영국 감독 앨런 클락의 유작으로, BBC 북아일랜드 방송국에서 제작되었다. PD는 대니 보일. 

영화는 극히 간단하다. 등장인물들이 어디론가 바쁘게(혹은 느긋하게) 걸어가서는(혹은 차를 타고 가서는), 누군가를 쏘아 죽인다. 세 가지 정도 지적하고 싶은데, 첫째는 등장인물들이 매우 기계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점이다. 아무 말도 없다. 거리낌없이 찾아가서, 총을 쏘고, 유유히 어디론가 사라진다. 둘째는 카메라가 그  그 과정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설명·보충·감정이입을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유도 없고, 고통도, 미화도 없이, 한 삶이 툭 하고 끊어지는 과정을 그냥 가만히 옆에 서서 지켜본다. 그게 전부다. 셋째는 이것이 한두 범죄자의 연쇄살인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여러 건의 독립적 사건을 다룬다는 점이다. 병적인 범죄자의 일탈이 아닌 일종의 ‘징후’ 같은 것으로, 그 배경은 더욱더 이해하기 난해한 것이 된다.

관객들은 갑자기 벌어진 18건의 살인현장 한 가운데 무방비로 던져진다. 이유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죽음들이 39분동안 지속된다. 동료였던 데이빗 리랜드는 이 영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2차 인용밖에 없기 때문에 신뢰성이 그다지 높진 않다.) 

침대에 누워 이 영화를 보며 생각했어요. “그만해, 앨런. 계속 하면 안 되는 거야.” 그 반응들이 누적되면 결국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멈춰야만 해, 이 살인은 끝나야만 해.” 본능적으로, 지적인 사유 없이도, 몸이 반응해 버리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난 이 영화에서 1989년의 아일랜드와 2002년의 팔레스타인(<신의 간섭>)과 2013년의 한국을 관통하는 공통적 정조 같은 것을 느낀다. 현재진행형인, 일촉즉발의 긴장감 같은 것. 거스 반 산트가 <엘리펀트>를 만들 때 이 영화를 참조한 부분이 많다고 하는 얘기들이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사실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사건의 충격을 그대로 담아내려는 의지는 같을지 몰라도, 반 산트가 (젊은 날의 아픔을 시리도록 아름답게 담아내는 반 산트의 스타일 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학생 그대로의 모습인 것처럼 그려내고 그것과 죽음 사이의 파열음에 집중했다면, 이 영화 속에 흘러넘치는 것은 증오와 분노와 고통 그 자체다. 

보기에 쉽지는 않은 영화지만, 보지 않고 넘어가기엔 좀 아쉬운 영화이기도 하다.

Alan Clarke’s Elephant 1989 (by trip2themoon)


Feb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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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알통드립과 원 기사 대조

어제 MBC의 근력 드립을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아침에 보니 누군가 원 논문을 띄워줬다. CD 뜯기도 귀찮고 팀장 메일도 보기 싫어서 대충 보다가 뜨악함. 아래 옮긴다. 괄호는 옮긴이가 더했으며, 강조는 볼드체로 했다.

이코노미스트 기사는 다음과 같다.

(신체적으로)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든지간에, 가난한 사람들은 분배를 지지하고 부자들은 반대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Petersen과 Sznycer는 여성에게도 이러한 성향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그 의견은 (의견의 강도는) 근력에 관련이 있었다. 
Poor people might be expected to favour redistribution, and the rich to be against it, regardless of how strong they were. And for women, Dr Petersen and Dr Sznycer found that this was indeed the case. For men, though, opinion did depend on strength.
두 연구자는 미국인 486명, 아르헨티나인 223명, 덴마크인 793명을 관찰하여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근력을 측정하기 위해 그들이 주로 쓰는 팔의 둘레를 (팔을 굽혀 알통에 힘을 주게 한 후) 측정했다. — 기존의 연구들에 의하면 이것이 근력을 나타내는 정확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대상자의 경제적 상황을 설문지를 이용하여 측정했고, “부유층은 더 못 사는 이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주어야 한다.”, “복지를 위해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등의 진술에 동의하는 정도를 측정하여 재분배를 지지하는 정도를 (지지도의 강약을) 도출했다. 각각 참가자가 따르는 정치적 이데올로기 역시 물었다.
The two researchers came to this conclusion after looking at 486 Americans, 223 Argentinians and 793 Danes. They collected data on their volunteers’ strength by measuring the circumference of the flexed biceps of an individual’s dominant arm. (Previous work has shown that this is an accurate proxy for strength.) They then measured people’s status with questionnaires about their economic situation. And they determined a person’s support for redistribution by asking the degree to which he or she agreed with statements like: “The wealthy should give more money to those who are worse off”; and “It is not fair that people have to pay taxes to fund welfare programmes.” They also asked about participants’ political ideologies.
두 연구자는, 출신국가나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근력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강하게) 주장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빈자는 재분배를 지지했고, 부자는 반대했다. 하지만 (근력이) 약한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에 의거한 의견을 주장하려는 성향이 훨씬 더 약했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엔, 대조적으로, 이러한 의견의 강도와 근력 간의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부자 여성은 계속 부자이기를 원했고, 가난한 여성은 부자가 되기를 원했을 뿐이다.
Dr Petersen and Dr Sznycer found that, regardless of country of origin or apparent ideology, strong men argued for their self interest: the poor for redistribution, the rich against it. No surprises there. Weaklings, however, were far less inclined to make the case that self-interest suggested they would. Among women, by contrast, strength had no correlation with opinion. Rich women wanted to stay rich; poor women to become so.


남성들은, 근력이 강할수록,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정치적 의견을 강하게 표출한다. 여성들은 대조적으로, 자신의 Status를 지키는 정도만을 원한다. 연구자들이 증명하고자 했던 것은 자기-이익을 대외적으로 표출하는 강도와 상체근력 간의 관계였고, 여성도 측정은 해 보았지만 유의미한 경향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정치적 성향을 별도로 조사하긴 했지만, 그것은 정치적 성향이 어떤 결과치가 아니라 참고자료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자신이 예측하고 증명하고자 하는 결과치를 적어달라고 설문지에 올리냐고요(-_-). 정치적 성향의 좌/우를 밝히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이 아니라는 예상이 가능한 지점이다(미안하다, 논문은 아직……).

그래서 원 논문도 여기다 옮겨 놓는다. 제목은 The ancestral logic of politics: Upper body strength regulates men’s assertion of self-interest over economic redistribution - 선조들의 정치 논리: 상체 근력이 자기 이익에 기반한 경제적 재분배 권리 주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이다(영 번역이 좋치 않지만, 대강 뜻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초록도 옮기려고 했는데, 월급루팡질은 좀 자제하려… 여기까지만 하겠다.

여튼, 환경을 제한하고 대조군을 세우든 통계를 내든 하여 변수간의 관계를 밝혀내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뭐든 라캉과 무의식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들이댄다고 사회문제에 대한 혜안이 나오는 게 아니듯, 이론과 가정과 현실은 엄밀히 통제되어야 한다. 안 그러면 무염식 암치료 같은 헛소리가 세상을 횡행하게 되는 것. 

실제로 MBC 기사도 세부 문장들을 보면 꽤 보수적으로 연구 결과들을 해석하고 있다. 

알통의 굵은 남자들 다수가 자신의 경제적 형편에 유리한 이념을 선택한 반면, 알통이 가는 남자들 다수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소극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유전자가 정치 성향을 어느 정도 결정한다는 연구도 있다며 아래와 같이 인용한다. (체질을 유전과 동일시하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인간이 태생적으로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질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가 있나보다(이걸 제대로 인용했는지는 또 의문의 여지가 있겠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가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아예 태어날 때부터 어느정도 정치적 성향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유전자가 정치성향에 미치는 영향의 단초는 쌍둥이 연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 서로 다른 이란성 쌍둥이의 경우 같은 집,같은 환경에 살 땐 정치 성향이 57% 일치하지만, 각자 다른 환경에 살면 일치하는 정도가 23%로 확 떨어집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떨어져 살아도, 즉 환경이 바뀌어도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 정도는 58%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대문이 [뉴스+] “알통 크면 보수?”‥보수·진보 체질 따로 있나 다. 그러니 들어가는 말도 이따위로 방언이 터진다. 이 문단 하나에만도 정말 너무나 할 말이 많이 들어 있어서, 그냥 윗글 보고 대조해 보기를 권한다.

지난해 대선을 치르면서 우리 사회는 보수와 진보, 또 세대와 세대간 갈등이 극심하게 노출됐죠. 갈등의 근원에는 자신이 지지하는 쪽은 옳고 반대하는 쪽은 그르다는 신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그럴까. 저마다의 신념은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며 또 육체적인 힘이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결론: 씨발놈의 데스크가, 아주아주 무개념하지는 않게 취재한 내용을 이리저리 짜기워서 희대의 개콘을 만들었습니다.


Jan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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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et

Life’s a fucking bitch.

(Source: scaredpotter, via inebreeation-deactivated2013041)


Jan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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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ig Blog, v2: Prosecutor as bully

lessig:

Boston Wiki Meetup

(Some will say this is not the time. I disagree. This is the time when every mixed emotion needs to find voice.)

Since his arrest in January, 2011, I have known more about the events that began this spiral than I have wanted to know. Aaron consulted me as a friend and lawyer. He…

곧 번역하여 올릴 듯.


Jan 0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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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혹은 문화를 보는 어떤 시선에 대해

모 지인과 나눈 대화를 여기 옮긴다. 요즘은 이런 소모적 대화를 지양하고 눈을 감으려 하는데, 가끔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간 후 “내가 왜 이랬지.” 하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자주 있다. 이건 내가 페이소스보다는 분석과 대안이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그나저나 가독성이 너무 떨어져서 내 글은 조금 가필하고, 지인의 글은 맞춤법을 바로잡고 twitkr 글을 풀었다. 가필한 부분만 이탤릭처리.). 굉장히 힘든 일이다. 나 자신도 페이소스에 빠져 버리니까.

A가 지인이고 B가 본인. 1차 논의는 좀 간단하게 넘어갔음.

A: 음원 수입과 라이브 수입이 순수익이 되어야 음악인으로 먹고 사는 거다. 전문 분야가 따로 있는데 CF만 노리거나 줄을 잘 잡아 실용음악과 교수로만 먹고 살면 실은 자기 감이라는건 다 떨어진다. 이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문제는 음원 값이 올라도 음반 한장에 5만원이 간다고 해도 이통사나 유통업자 호주머니만 불려주는 수익구조가 훨씬 더 골치가 아프다는 사실.
그리고 더 문제. 이건 진짜 근본적인 문제. 사람들 공연장에 돈 안쓰고 음반 안 산다. 술 먹고 모텔 갈 돈 없다고 하는데 CD 한장 사는 돈은 사실 술값보다 몇 배는 싼데도 안 한다. 이게 사실 근본이다.
소규모 공연장은 미니멈 500 은 관중이 들어야 손익 계산이 가능한데 소극장 공연 500 차는데가 별로 없는 게 우리나라 공연계의 현실

B: 심리적 자본을 보는 게 맞을 걸. 돈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술먹고 섹스하는 이상을 생각하기 어려운 상태도 여건이 됨.

A: 결국 술 섹스 음악 인건가 서글픈 결론이군

B: 그 부분을 가능하게 하는 유통·홍보·교육 채널과 물적 요건 확보가 더 중요한 것이겠지요. 90년대 초반의 문화 호황에서 잘 투하하는 게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신규 충성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과 노동조건 개선이 문제임. 후자는 복잡하고.

근데 2차부터 뭔가 빡이 치기 시작한 것 같다.

A: 음악이 항상 너무 비싸다고 징징거리는 사람들한테 나는 항상 아구창을 날릴 각오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 CD 값 20년째 안 오르고 있어. 다른 나라 CD 값 육만원이여, 이것들아.

B: 으, 응? of montreal 아마존에서 9.99에 파는데 -_-? 재발매 이런 거 아녀? 그런 건 원래 프리미엄 넣어서 비싸게 팔 수도 있지만……

A: CD 가격은 천차만별이라 외국의 경우에만

B: 유럽이나 일본 쪽은 비싸지만, 그것 역시 n*빅맥 혹은 n*최저임금 에서 n의 규모로 환산해야겠지요. 한국이 최저 5000원에 CD 15000원이라고 퉁치면 2~4인데, 미스치루 2005-2010보급판이 2800엔. 일본 최저시급이 800엔이라면 대충 비슷하다고 혹은 살짝 비싸다고 보면 됩니다. 최저임금이 그 이상 되면 더 싼 거고.

A: 나는 N*의 개념으로 계산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CD 유통가를 말씀드린 겁니다. 현재 국내 음반 수입음반 탑레벨이 우리나라 시가로 18000원인데 일본,미국, 유럽 같은 경우는 그 가격을 상회한다는 점에서요 교통비에 비해서도 안오른 가격이라는 얘기

B:  “교통비에 비해서”라는 게 결국 그 상대 가격이고, 그걸 보았을 때 내수 음반의 factor가 낮지 않다는 것. 수입음반의 경우도 브라상이 미국에서 30불. 수입음반은 글로벌에서 국가별로 책정한 가격이고. 교통비 등의 공공서비스의 경우 정부가 눌러 놓은 상태에서 시작한 거니까 그런 부분이 풀리면서 폭등한 부분이 있고, 차라리 라면을 보면 맞겠음. 500원 하던 신라면이 750원이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차라리 설득력이 있겠지만(가격은 정확치 않음.), 라면 가격으로 놓고 보면 음반 가격 상승 폭은 씬이 무너지는 수준으로 심각한 게 아님. 

A: 브라상스가 미국에서 30불이면 보통 한국에 들어올 때는 수입직배의 경우 25000원에서 28000원에 들어온다는 얘기. 직수입이면 35000원.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저 비싸다는 사람들 있음. 그리고 잘 설명이 안 된거 같은데, 교통비에 비한다는게 우리나라 교통비에 비해서 20년 동안 CD가격이 안올랐다는 얘기

B: 그건 아까도 말했음. 교통비보다는 식품이나 피복비가 맞고(프리미엄 의류 빼고), 임금 수준을 생각해 보면 25000원이 미국의 30불에 비해 실제로 비싸다는 것임. 실제로 한국 직장에서 미국 본토 수준의 시급을 받으면 문화비용이 존나게 싼 게 맞고, 실제로 특정 계층은 부담없이 문화를 즐기고 있음. 돈이 없다, 혹은 술에 비해 비싸다는 말도 완전히 거짓말은 아닌 게, 바에서 위스키 한잔에 10불씩 내고 먹는 나라 놈들은 1.5배 가격 CD도 상대적으로 싸게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A: 우리나라 임금 문제로 돌아온 슬픈 현실. 결국 다른 건 다 오르고 임금하고 CD값만 안 올랐다, 그래서 CD를 못 산다. 결론이 좀 그렇군. 그렇게 말하기엔 임금대비 술 소비지수 엥겔계수 너무 높아.

B: 그건 아까 말했듯. 문화를 향유할 만한 심적 여유가 없고, 식비와 술값은 실제로 겁나게 올랐다는 것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A: 심적 여유가 있어야만 향유되는 문화생활이라는게 진짜 아킬레스군. 술이나 식품비 상승이 한 요인은 될 수 있지만 그게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술값 자체를 너무 많이 써. 술값이 오르든 안 오르든.

B: 미국이나 유럽에서 정규직 일자리를 못 잡고 잡역을 전전하며 복지하한선 근처에서 사는 사람들 문화비를 많이 쓰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정규·사무직 회사원들이 오히려 문화에 돈을 쓰고, 뮤지컬이나 JYJ 같은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하지요;;

A: 제 얘기는 언급하신 정규직 일자리를 못잡고 잡역을 전전하며 복지 하한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을 언급한게 아니라, 거기에 포함된 사람들이나 정규·사무직 회사원이나 상관없이 술값이 많이 나간다는 얘기, 즉 문화에 대해 별로 돈 쓰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JYJ 사례 나 뮤지컬 같은 경우를 팬덤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문화 소비의 한 형태로 봐야할까요. 제 개인 사견은 팬덤의 영향력이 커진 것이지 자발적인 문화적 시너지가 난 건 없다고 봅니다만.

B: 질이 아닌 산업적 측면으로 보면 뮤지컬 산업이나 언니 팬덤을 공략하는 방식은 돈이 있는 곳을 찾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 건데, 그 과정에서 조금씩 견인·확장한다는 면에서 차라리 생산적임. 어쨌든 음반과 책도 팔리고 #방점은차라리_

여기서 슬슬 이성을 잃은 것 같다… 

B: 그걸 그런 식으로 놓고 보면 결국 “소비자가 썩어 있다.”는 한탄밖에 안 되는 거구요. 술을 먹어서 음반이 안 팔리고 책이 안 팔린다? 그럼 선택지가 이렇게 남죠. 1. 다 망하자. 2. 술을 금지시키자. 3. 문화바우처라도…

A: 소비자가 어느 정도 썩은건 사실이구요(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한탄은 아닙니다. 술을 금지시키자 라는건 말이 안 되죠. 그건 어거집니다. 망하지 않으려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 생각을 가지는게 사치라고 생각하는거야말로 특정 계층에 대한 무시겠죠.

B: 대중 견인을 위한 양질의 산출물, 심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산업적 요구에 대해 말했는데, 이 답변은 좀 모욕적입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 누구한테 어떻게 요구한다는 거죠? “술을 줄이고 음반 사자” “좋은 음반 내자”?

A: 적절한 예가 될지 안 될지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망가진 미디어를 하나씩 복구하는 작업부터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테면 제대로 된 FM 라디오의 부활이라던가 주파수를 늘려서라도 아니면 각 지역 도서관에 영화 클럽이나 음악감상 클럽을 활성화시킨다거나. 작은 것부터 계속 해 나가는 힘이 있고 그것에 대한 미래를 계속 보고 가야지 뭔가 설득이 됩니다. 전 제 세대는 솔직히 포기했어요. 그래도 대안적인 걸 모색할 겁니다. 양질의 산출물을 산업화시키는 마인드의 출발은 근본을 알고 좀 거칠어도 정석대로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B: 좋은 아이디어이긴 한데, 지금의 문제제기는 “이 좋은 걸 비싸다고 안 하냐”에서 시작하는 의식 면의 문제였음. 이런 상황이 있고 저런 상황이 있음을 먼저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깨 나갈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영원히 해법이 없음.

대충 여기서 마무리. 자기 세대를 포기한다는데 어떻게 마 빵븝이…
그리고 아래는 그 이후에 독립적으로 달린 글.

A: 아침에 쓴 고가 CD 트윗 때문에 난데없이 토론까지 하게 되고 맨션도 두개나 받았는데요, 외국 사이트에 비견해 봤을 때 제가 제시한 금액이 터무니 없다, 한정판, 박스반만 사느냐 이런 멘션도 있었는데 외국 사이트를 참고하지 않았고 일반 CD 가격이 아닌 한정반 내지는 콜렉터즈 아이템에 한정된 이야기를 했다는 걸 밝혀 드립니다. 단 일본이나 영국 직수입반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도 18000원에서 고가는 25000원 선인데 일반 직장인들이 마시는 술값에 비해 그게 비싼걸까 하는 부분은 의구심이 가는 부분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음반값은 음원이든 음반이든 정상이 아니에요.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싼 가격임은 확실.


Dec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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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비극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대재앙이 벌어졌고, 우리는 폐허 속에 서 있다. 우리는 작은 새 거주지를 짓기 시작한다, 작은 새 희망을 가지기 위해. 그것은 매우 힘든 일이고, 미래로 가는 순조로운 길은 이제 없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물을 돌아가고, 타고넘어 나아간다. 우리는 살아야 한다. 아무리 많은 하늘이 무너지더라도.
- 데이빗 허버트 로렌스, 채털리 부인의 연인 중

Ours is essentially a tragic age, so we refuse to take it tragically. The cataclysm has happened, we are among the ruins, we start to build up new little habitats, to have new little hopes. It is rather hard work: there is now no smooth road into the future: but we go round, or scramble over the obstacles. We’ve got to live, no matter how many skies have fallen. - D.H. Lawrence, Lady Chatterley’s lover.


Dec 1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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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자 후보 지지 이유서

대선이다. 내일, 대한민국을 대표할 한 사람이 결정된다. 당신이 누구를 지지했든, 그 사람에게 투표했건 아니건, 그 한 사람은 앞으로 5년간 국민을 대표하여 많은 결정을 내리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얼굴이 될 것이다.
그 선택지에는 여럿이 있다. 근 20년간 대한민국을 끌어갔던 스트롱맨의 딸이 있고, 전 대통령과 많은 일을 했던 인권변호사가 있다.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끝까지 자본과 권력에 맞서 꿋꿋이 싸우는 강인한 노동자가 있고, 보이는 듯 보이지 않는 듯 자신의 일을 하다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려 일어선 청소노동자가 있다. 두 분 더 계신데, 그 분들은 잘 모르니 넘어가겠다(죄송하다.). 그리고 내일 당신의 한 표는, 당신을 대신하여 굵직한 결정들을 내릴 한 사람의 대표자 이름 옆에 찍힐 것이다. 그것이 누구든, 난 당신의 선택이 옳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내 선택에 이르자, 난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과거, 나의 현재, 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은 내가 그분의 딸도, 대통령과 함께 했던 변호사도 아닌, 한 명의 사무직 노동자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살아왔고, 살고 있으며, 그렇게 노동자로 죽으리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부정할 수 없기에, 나는 나를 대변할 수 있는 그 한 사람의 이름이 김순자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의 딸이 상징하는 “독재자의 귀환”을 막아야 한다고, 사람사는 세상이라도 먼저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그 의견도 옳다. 나 스스로 사람사는 세상이 공주의 정원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고,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마음이 그렇지 않았고, 나의 정체성을 도저히 부정할 수 없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미래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저 진술에 대해서만은, 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건 틀린 말이라고. 공부를 잘 하고 스펙을 꼼꼼히 쌓고 운까지 좋다면 몸값 비싼 혹은 안정된 직장을 가진 노동자가 되고, 그렇지 못하다면 값싼 노동자, 혹은 불안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될 뿐이라고. 인간의 미래는 십중팔구 노동자라고.

그중 한 명이, 한 명의 노동자가 일어서서 말했다. 진보를 논하고 정권과 싸웠던 사람들이, 전 정권의 후예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스스로를 저버렸다고. 그들이 버리고 떠난 자리를 자신이 지키고 있다고. 그는 포기하지 않고 선거운동을 계속했고, 마지막까지 달려 결국 완주하고야 말았다. 노동자가 노동자로서 스스로를 대의하기 위해, 지금 노동자이고 앞으로도 노동자일 이들이, 자신의 요구를 말하기 위해 모여 어깨를 겯고 달렸다. 버스 한 대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힘겨운 대선레이스를 끝내 해 낸 그 자리에서, 그들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것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그들 스스로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그들의 힘으로 싸워 결국은 승리하고야 말 거라고.
그렇게 당당한 사람들이 서 있던 그 자그마한 유세장에, 미래가 있었다. 미래는 이미 와 있었다. 아직 널리 퍼지지 못했을 뿐. 그 미래 앞에서 나는 나를 대표하고 나를 대신할 한 노동자의 이름, 김순자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것이 내가 ’오차 범위 내의 지지율을 가진 후보’ 김순자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그들의 새로운 세력, ‘청년좌파’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이기적이라고 욕한다면 미안하다 말하겠다. 하지만 나는 나의 한 표를 그만큼이나 무겁게 느끼고 있다. 나에게는, 비록 그것이 사표가 될지라도, 꼭 이 이름을 택해야만 할 필연성이 있다. 난 지금 행복하다. 그리고 난 당신의 한 표 역시 소중하고 행복한 한 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Dec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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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승리의 방식

이런 질문을 봤다. 여자라서 박근혜를 찍겠다는 할머니께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정답은 정해져 있다: 이정희, 김소연, 김순자 모두 여자니까 나머지 셋 중에 뽑아도 되잖아요. 그러나 이 말은 결코 그 할머니를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절대적인 판단 기준 몇 개에 의거하여 무언가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명제의 적합성과 그로 인한 논리의 명증성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정당하기를 바라는 현재의 심리 상태가 더 중요하다.

인간이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이상한 게 아니다. 명제나 사실에 기반하여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을 바탕으로 정당화의 근거를 찾는 게 사실 더 쉬우니까. 모든 반례를 다 들고 설득해도, 저 할머니는 1번을 누를 것이다. 이는 폭락하는 증권을 들고서도 쌀 때 더 사 둬야 한다 며 매입을 결단하는 개미의 인지부조화와도 같다. 옳은 정보는 차단되고, 선택을 강화하는 증거만이 채택된다.

이런 상황은 죽음의 덫이지만, 파해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 부조화가 발생하는 지점까지 대상자를 끈질기게 끌어들여 그 벽 자체를 허물면 된다. 전에 큰스승이 소개했던 사례인데, 화물연대 김달식은 대전교도소 수감자 신분으로 조중동 절독운동을 벌여, 진짜로 신문을 다 바꿨다. 14년간 조선일보만 본 사람까지도. 물론 교도소 한 군데서 조중동이 사라진다고 정권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목에 칼이 들어온 작금의 상황이 그런 느린 걸음을 용납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운동이 발전하고 일련의 성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다면, 세상은 분명히 바뀐다. 엄청나게.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훨씬 더 좋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명제를 믿고, 그래서 문재인에게 던져지는 모든 표를 지지한다. 하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건 저 할머니의 마음의 벽이 깨지는 순간이고, 그 길을 노동자 후보라는 작은 돌이 일으킨 파문이 쌓여 만들어진 큰 파도가 열어줄 것이라 믿는다. 모든 국민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되 자신의 입장에서 같이 말하고 싸우고 웃을 수 있는 사회. 이번 돌이 조금만 더 커지기를 간절히 바라기에, 나는 김순자를 지지하고 김소연을 지지한다. 당신들의 결심을 바꾸라는 게 아니다. 잠시만이라도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그들의 말을 곱씹고, 잠시만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그 작은 발걸음 하나에 미래와 화해와 승리가 있기 때문이다.

덧) 이 글을 쓰게 된 건 역시, 한윤형과 김민하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두 분께 감사드린다.
덧) 김달식의 편지모음과 한윤형의 글을 첨부한다(한윤형의 글에 일부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것도 혹시나 하여 밝혀 둔다;;).


Dec 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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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이 쓴 글에 대한 소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 정규직 전환에 대해 의견을 밝혔는데,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다.
http://www.facebook.com/wonsoonpark/posts/10200208101464710

흔히 정규직으로 하면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지만 진실은 달랐습니다. 이렇게 청소노동자를 직접고용하면 인건비가 16% 늘지만, 민간 용역업체에 주는 이윤과 관리비 등의 경비가 39%가량 줄면서 오히려 연간 53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도 예산을 훨씬 남긴 것입니다. 그동안 생각이 없어서 못한 것이지 예산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계산을 해 보면, 23%의 비용절감이 53억으로 이어진 셈이다. 계산기를 돌려 보자. 23:53 = 39:X 를 풀어보면 업체에 약 90억원의 돈을 이윤과 관리비로 지급했다는 뜻이다. 이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시의 재정은 지방세와 국비로 충당되며 그 금액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53억원이 절감된다는 뜻은, 다른 사업에 활용하거나 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Room이 그만큼 더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를 테면 무상보육이나 무상급식의 질을 높이거나 확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돈을 단순히 덜 쓰는 문제가 아니라, 더 많은 사업을 건전한 재정 기반 하에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는 뜻이다.

많은 기업들이 지원 업무를 외주화한다. 아웃소싱업체의 전문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이 그 논리의 표면을 구성한다. 하지만 위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단순 용역의 경우 직고용에서 비용이 오히려 절감된다. 이는 당연한 산수 문제라고 보면 된다. 100명이 청소하던 건물에 용역회사가 들어와서 90명으로 할 수 있는 최신 로테이션 기법을 들고 왔다고 하자. 그 기법을 들고 온 사람들의 임금과 제경비(사무실 비용, 부채비용 등), 이익을 주어야 한다. 실제 외주 업무 자체에 투입되는 비용이 감소하여 서비스 질 저하 위험이 발생하며, 그 비용 감소를 상회하는 관리비용/이익/제경비를 더할 경우 지출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이러한 외주용역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채용·노무·운용 등의 관리 포인트를 줄이고 비핵심업무를 조직 밖으로 빼내는 것이다. 밥을 먹기 위해 밭에 가서 무를 뽑아오는 대신 청과물상이나 마트에 가듯, 기업이 모든 관리 업무를 떠안을 필요는 없다. 실제로 기업 내에서 해당 업무를 다룰 역량을 키울 필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경우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외주로 빼더라도 해당 업무의 핵심 포인트는 회사에서 들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RFP를 내고 제안을 받아 과업과 투입 자원의 현실성을 검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거기서 실패하면 실질적인 핵심 관리 요소에서 누수가 발생한다. 이번 경우는 비용이고, 역제안의 허점을 보지 못해 용역의 질 저하를 방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부당노동행위나 비정상고용을 방임하는 결과 역시 가능하다(아니, 어쩌면 그걸 위해 외주용역을 굳이 빼는 것 같기도 하다.).

2000년 서울대 시설노조 파업처럼 청소용역업체가 비용절감을 위해 월급을 교묘히 삭감하여 파업 당시 월급 37만원(청소) 혹은 24시간 맞교대제도(경비)를 들고 온 경우도 있다. 서울대가 그런 조건으로 사람들을 직접고용했다면 난리가 났겠지만, 업체가 알아서 그렇게 한 거니 서류상으로는 면책이 된다고 보아야겠지. 근시안적 외주는 “나쁜 일자리를 조금 생산하여 그렁저렁한 많은 일자리를 확 줄여 버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서울대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히기 위해 파업했고, 업체 교체가 아닌 대학교 본부의 관리책임 강화를 요구했다. 사실 지금 상황은 더 좋지 않아서 단과대별로 분할 용역을 외주하면서 이러한 파업 자체가 이슈를 만들기도 힘든 상황까지 밀려나가 버렸지만. 그 이야기를 더 푸는 건 이 글의 목적을 벗어나는 일이 되겠지. 같은 맥락에서 핵심업무에서 실고용까지 유지한 채 서류상으로만 외주용역을 돌린 현대차 같은 놈들도 있는데, 그건 일단 이 글에서 다루기엔 너무 좆같은 사례이니 제외하도록 하고, 훈훈한 박 시장 말로 정리하도록 하자.

그러나 어찌 정규직화가 이런 경제적 효과로만 계산하겠습니까? 당장 내일 잘릴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속에서 어찌 업무에 대한 열정을 가질 수 있었겠습니까? 가장 힘든 일을, 가장 힘든 조건하에서 수행하고 있는 이 노동자들에게 그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한 일은 지극히 당연한 노동의 상식, 사회의 기본을 회복한 것에 불과합니다. 앞으로도 서울시정은 이런 방향과 기조하에서 운영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Oct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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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다 콘디션, 포켓몬 예외처리, 혹은 프로그래밍 계의 고전들

dodgycoder라는 사람이 자기 블로그에 쓴 글인데, 재미있어서 번역함. 전문가가 아니라 언어는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감안하고 읽어 주기 바란다능능능
http://www.dodgycoder.net/2011/11/yoda-conditions-pokemon-exception.html

방금 StackOverflow.comJohn K가 올린 이 질문에 대한 대단한 답글들을 다 읽었다.

당신 친구들 사이에서 시작되어 통용되기 시작한 프로그래밍 용어들에는 무엇이 있나요? (예를 들어, 다른 사람들이 그 용어를 사용하는 걸 봤다든지) 당신 팀 내부, 직장 내의 것도 괜찮고,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끈 것들도 괜찮습니다. 

최고의 대답 몇 개를 아래에 올린다.

요다 조건문

if ( 5 == count) {
……
}

if(변수 == 상수) 대신 if(상수 == 변수)로 조건문을 쓰는 것. 이렇게: if(4 == foo).

“만약 푸르다면, 저 하늘은.”, 혹은 “만약 키가 크다면, 그는”이라 말하는 것 같다 하여 요다 조건문이라고 부른다. 요다 조건문은 원래 if (5 = count) 처럼, 컴파일 때 디버깅이 가능한 수준의 코딩 에러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포켓몬 예외처리
가라! XXX, 잡아와!!

try
{
 // 뭔가를 한다.
}
catch
{
 // 전부 잡는다.
}


이집트식 들여쓰기
함수나 조건문에서 괄호를 쓸 때 여는 괄호를 같은 줄에 쓰고 닫는 괄호는 행갈이 해서 쓰는 들여쓰기법. 케르니건과 리치의 The C Programming Language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K&R이라고도 한다.

if (a == b) {
printf(“hello”);
}

1TBS (The One True Brace Style - 유일하게 옳은 들여쓰기법), 올맨 스타일(혹은 ANSI 스타일) 등의 다양한 들여쓰기에 대해서는 위키의 들여쓰기 항목을 참조할 것.


여러 가지 버그 리포트의 유형

존잘 리포트 - 시스템 구조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유저가, 자신이 존잘님(존나게 잘난 님)인걸로 착각하고 날리는 버그 리포트. 버그랑 상관없는 기술적 디테일로 가득하다. 자신이 문제의 원인 및 해결책을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 대해 1개 이상의 (언제나 잘못된) 기술적인 제안사항을 포함하여 날린다. 

약빨고 리포트 - 어찌나 이해하기 힘든지, 이 리포트를 쓴 놈이 마약을 빨며 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하는 리포트. 조금 나은 버전은 벌컥벌컥 리포트로, 한 잔 거하게 빨고 쓰신 리포트를 의미한다.

모르겄슈 리포트 - 리포트는 리포트인데 에러 메시지나 재현 방법이 없다. 문제를 아주 두루뭉수리하게 설명하는데, 일반적으로 “안되는군요” 라는 말을 포함한다.

페르마의 마지막 포럼글 - 버그 트래커나 이메일 리스트 혹은 포럼에서, 어떤 유저가 버그를 제시하고 아주 간단한 해결책 혹은 우회책을 찾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없이 사라져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다른 많은 사람들이 몇 년 동안이나 그 버그를 풀기 위해 시달린 다음에도 말이다.).

둥둥 리포트 - 버그 트래커에서 항상 상단에 떠 있는데, 개발자에게 배정되는 법은 없는 버그 리포트. 개발팀 내부에서 우회책이 있는 버그로 추정된다. 


리뻑토링
깔끔하게 짜여진 코드를 하나 선정하여, 되돌릴 수 있는 작은 수정을 계속 하여 결국은 당신 이외에는 그 누구도 유지보수할 수 없는 완벽한 코드로 만드는 작업. 마틴 파울러가 Refactoring 이라는 책을 통해 널리 퍼뜨린 리팩토링 개념에 대한 농담이다.


스트링 타입 개발
프로그래머 친화적이고 리팩터 친화적인 방법이 있는데도 쓸데없이 스트링에 의존하는 구현 방식. 예를 들어 다른 좋은 타입들이 쓰여야 할 자리에 스트링을 받는 메써드 파라미터를 쓰는 경우를 의미한다. 스트링 타입을 극단적으로 이용한 코드는 이해하기에 고통스러우며, 컴파일러가 원래 찾았어야 할 버그들이 런타임 상태까지 가서야 폭발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다른 형태의 데이터나 호환불가한 데이터를 섞어 쓰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여 모든 에러가 컴파일 시 발견될 수 있도록 하는 스트롱 타입에 대한 패러디이다.


여러 가지 버그의 유형

하이젠버그 - 버그를 관찰하는 순간 버그가 사라져버리거나 특성이 변화한다. 

힉스-벅존 - 혹시 관계성이 있을지도 몰라 보이는 소수(일부)의 로그 엔트리와 사용자로부터의 카더라 버그 리포트를 통해 그 존재가 예측된 가상의 버그. 버그의 존재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하더라도 발생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따라서 개발 머신에서는 재현이 불가능하거나, 아주아주 힘들다. 이 버그를 찾으려면 강입자가속디버거(Large Hadron debugger)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힌덴버그 - 데이터를 날려버리는 대재앙급 버그. “비행선에 불이 붙었습니다…. 끔찍합니다…. 세계최악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카운터버그 - 당신이 짠 버그를 지적하는 사람을 공격하기 위해 그 사람 프로그램에서 찾아 둔 버그

블룸버그 - 이상하게 수익이 발생하는 버그

슈뢰딩버그 - (산 동시에 죽어 있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버그 상태와 정상 상태를 오가는 기능이나 함수를 의미한다. 누군가가 소스를 보는(상자를 여는) 순간, 버그 상태로 고정된다.

네시 버그 - 재현되지 않는 버그, 본 사람이 한 사람밖에 없다(비슷한 말로 빅풋 버그가 있다.)

UFO 버그 - 어떤 버그를 접한 고객은, 그 버그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에도 그 버그가 진짜라고 생각하고 계속 리포팅한다.

만델브로그 - 발생 원인이 너무나 복잡한 나머지 그 버그가 발생 양태가 카오스에 가깝고, 그 행동을 예측할 수도 없는 버그. 프랙탈의 창시자 브누아 망델브로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쇼핑백 버그 - 공용 소프트웨어인 내의 버그로, 너무나 부끄러운 수준이라 개발자가 쇼핑백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잠깐 앉아 있게 만든다.

마법사의 제자 버그 - 프로토콜 상의 버그로, 특정 상황에서 메시지에 대한 수신증 때문에 복수 개의 메시지가 송신된다. 이 메시지를 받은 수신자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복수 개의 메시지를 송신한다.

화난 여친 버그 - 버그는 버그인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게 작동하며, 체크해 보면 모든 게 다 괜찮다는 반응만 돌아온다.

엑스칼리버그 - 회사의 모든 개발자가 고치려 들었으나, 그 누구도 네가 나의 주인인가….. 아니군 고치는데 실패한 버그

짐진 자 내게 오라 Printf 버그 - 코드가 작동하기 위해 디버그 출력이 필요한 경우를 의미함. 디버그 출력문을 없애면 작동하지 않는다.


장식용 Doctype 

웹 디자이너가 독타입을 선언해 놓고 그 독타입과 다른 코드를 쓰는 경우를 의미함.


새로운 기능 추가의 유형

유니콘 - 개발 극초반 단계에서 구상한 기능. 실존하지 않는 상상 속 기능으로 간주된다.

버락 오바마 - 이 프로젝트에 굉장히 더하고 싶은 기능인데 기안이 안 떨어져……


여러가지 코드의 유형

스파게티 코드 - 코드 안에 GOTO, 예외처리, 쓰레드 등의 구조화되지 않은 분기문이 너무나 많은 코드. 프로그램 플로우가, 얼키고설킨 그릇 속의 스파게티처럼 보인다. 

미트볼을 곁들인 스파게티 코드 - 객체지향을 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 같긴 한데, 결국 스파게티 코드

엄마손 코드 - 레이어가 아주아주아주 많은 코드. 일명 라자냐 코드

라비올리 코드 - 작고 느슨하게 짝지어진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들로 구성된 객체 지향코드

소시지 코드 - 코드를 꼼꼼하게 보면서 만들어진 과정을 역추적해 보면,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는 코드

젠가 코드 - 손대면 무너지는 코드. 튀긴 스파게티 코드라고도 한다.

히드라 코드 - 고치면 안 되는 코드. 코드 하나를 수정한 자리에서 두 개의 버그가 솟아오른다. 다시 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흉터 코드 - 주석 처리로 막혀만 있고 현재 버전과 체크 완료 버전엔 버젓이 포함되어 있는 코드

4대강 코드 - 대량의 레거시 코드와 스파게티 코드를 오브젝트로 감싸둔 코드로, 신참들한테는 깔끔하고 우아하게 객체지향적으로 설계된 코드처럼 보인다. 실제로 돌리면서 검토해 보면 그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다.

대출상환코드 - 일부러 더럽고 복잡하게 짜서, 작성자만 관리할 수 있는 코드. 이걸 쓰긴 써야 하기 때문에 한 번 써 두면 대출상환금을 다 갚을 때까지 고용이 보장될 수밖에 없다.

게토 코드 - 최선의 코드도 아니고 우아하지도 않으면서 원래 설계 목적은 신기하게 충족시키는 코드

빅토리녹스 코드 -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코드. 잡다한 기능을 수행하긴 하는데 제대로 되는 건 없다.

NP 복잡 코드 - 알고리즘의 복잡도가 너무나 높은 나머지, 필멸의 인간 따위는 원리를 알 수 없는 코드.

웃기는 NP Code - 엄청나게 복잡하지만 그 복잡성의 의도가 농담인 경우. (Bogo소트의 경우처럼) 의도한 경우와 어쩌다 보니 웃겨진 경우를 포괄한다.

복사-쓰레기 코드 - 누군가가 온라인(보통은 블로그)에서 찾은 코드를 복붙하여 프로그램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코드. 일반적으로는 실체가 모호한 버그를 추적하는 데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버그의 발생 요인은, 원문의 작동 알고리즘 속에서는 말이 되는데 이쪽 제품 안에 넣었을 때는 말이 안 되는 코드들 때문이다. 유사어로 블로그소스개발이 있다.

이웃집 자전거 코드 - 회사에서 건드리지 않은 사람이 없는 코드.

지우갯자국 코드 - 작성된 후 여러번 리팩토링되었지만 리팩토링 때마다 레거시 코드와 디자인을 건드리기만 한 경우, 혹은 그것이 누적된 코드. 종이를 굉장히 많이 지우다 보면 커다란 회색 반점 때문에 연필 자국은 문제가 되지도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뜬구름(Objectfuscated) 코드 - 너무나 많은 레벨로 추상화된 나머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객체지향코드.

젖은낙엽코드 - 논리적으로 들어갈 만한 클래스가 없기 때문에 아무 클래스에나 넣어 둔 코드(스태틱 메써드를 사용하는 코드가 많다.)

자동항법코드 - 코더가 자동항법 모드를 켜고 쓴 코드. 혹은 자기가 지금 뭘 하는지 모르면서 코딩할 때 나오는 코드


공포 기반 개발

PM이 사람들을 무지막지하게 압박하거나 해고하는 개발 방법


프로토덕션

프로토타입을 짓다 보니 제품이 나왔다.


닌자 주석
보이지 않는 주석, 비밀 주석, 혹은 달지 않은 주석을 의미한다.


스머프식 변수명

거의 모든 클래스의 접미어가 동일하다(파파 스머프, 편리 스머프……)

—————

아래는 덧글 중 나온 용어들에 대한 번역

증오 기반 개발 - 코드가 너무너무너무 끔찍하고 멍청해서 그냥, 무조건, 다시 짜야 하기 때문에 하는 개발

슈뢰딩버그(2) - 외부 관찰자에 의해 촉발된 버그

반물질버그 - 코드는 틀렸는데 제대로 작동한다.

양자 디버깅 - 누군가 코더 뒤에서 같이 봐 주면 버그가 발생하지 않는다.

스톡홀름 버그 - 버그 하나를 너무 오래 붙들고 있던 나머지 버그에 감정이입을 하고, 버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되는 현상, 또는 그 버그.

셜록 홈즈 주석

//a에 b의 값을 저장한다.
a=b;

폐허 코드 - 이전 버전의 코드인데 작동하지 않는 경우. 코더가 너무 게으르거나 에러를 두려워할 때 발생한다.

중동전쟁 버그 - 개발사 둘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버그

웜홀 버그 - 버그는 버그인데, 원인이 되는 코드와 전혀 상관없는 머나먼 모듈에서 버그가 발생한다.

69 코드 - 두 모듈이 서로 호출하며 상대방 코드의 일부를 자기 안으로 불러들인다. 며칠이 지나면 프로그래머가 두 모듈이 열심히 서로를 호출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세 개 이상의 모듈이 이 상태에 놓일 경우 난교 코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팀파노 코드 - 스파게티 코드, 라비올리 코드, 라자냐 코드 등을 잔뜩 그릇에 담아 구워 만든 프레임워크 코드. 객체지향 코드계의 디아블로

크툴루 코드 - 고대에 생산되어 숨겨져 있던 엄청나게 망가진 코드. 잘못 읽을 경우 정신을 잃고 미쳐버린다.

우리 직장에서는 사대강 코드똥 위에 생크림치기라고 말한다.

방언 코드 - if (that.get_part().accessToSubpart().transmogrify_it().isWhatever()==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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